아시아·태평양 지역 기업 상당수가 체계적인 데이터 기반 없이 인공지능(AI) 도입을 서두르고 있어 투자수익률(ROI)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데이터 활성화 기업 부미(Boomi)가 의뢰하고 시장조사업체 옴디아(Omdia)가 17일(현지시간)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아태지역 기업 74%가 이미 AI 이니셔티브를 활발히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는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의 기술 및 비즈니스 의사결정권자 11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AI 도입 열기에도 불구하고, 응답 기업의 약 4분의 1은 AI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를 효과적으로 측정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또한 통합을 위한 플랫폼 기반 접근 방식을 갖춘 기업은 46%에 불과해 AI 도입 목표와 실제 실행 능력 간 격차가 큰 것으로 드러났다.

데이터 거버넌스 부재도 심각한 문제로 지적됐다. 응답자의 94%가 데이터 통합, 접근, 거버넌스를 핵심 우선순위로 꼽았지만, AI 관련 데이터 거버넌스 정책을 공식적으로 마련한 곳은 절반에 그쳤다.

특히 응답 기업의 81%는 관리되지 않는 '섀도 통합'이 데이터 품질과 신뢰도를 저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각 부서가 IT 부서의 통제 없이 개별적으로 시스템을 연동하면서 데이터 파편화가 심화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옴디아의 마이클 반스 수석 애널리스트는 "기업 10곳 중 9곳이 거버넌스를 우선순위로 꼽지만, 절반만 정책을 갖고 있다"며 "통제되지 않은 데이터로 AI 모델을 구축하는 것은 실질적인 비즈니스 위험이 된다"고 지적했다.

데이비드 이레키 부미 아태지역 최고기술책임자(CTO)는 "AI 도입과 투자수익률 실현 사이의 격차는 취약한 데이터 기반이라는 근본적인 문제에서 비롯된다"며 "통합된 거버넌스와 데이터 품질 프레임워크 없이는 새로운 AI 이니셔티브가 가치가 아닌 복잡성만 더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거버넌스, 데이터 품질, 명확한 성과 측정이 AI 도입을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가치로 전환하는 핵심"이라며 "이를 통해 기업은 생산성 향상, 운영 효율성,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