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뇌처럼 기억의 강도를 조절해 인공지능(AI)의 에너지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새로운 디지털 메모리 소자가 개발됐다.
미국 오리건 주립대학교(OSU) 연구팀은 16일(현지시간) 빛 감지, 메모리, 신호 처리 기능을 하나의 광트랜지스터에 통합한 소자를 개발했다고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에 발표했다.
연구를 이끈 래리 청 전기공학·컴퓨터과학과 교수는 "기존 AI 하드웨어는 여러 부품에 기능이 분산돼 에너지 소모가 컸다"며 "새로운 소자는 센서 단계에서 직접 정보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소자는 빛을 이용해 메모리 역할을 하는 전하를 생성한다. 이후 작은 전기 신호를 가해 뇌의 화학 신호처럼 저장된 전하의 영향력을 조절, 기억이 더 오래 지속되거나 빠르게 사라지도록 제어한다.
연구팀은 이러한 기능이 인간의 신경 구조와 기능을 모방하는 뉴로모픽 컴퓨팅 시스템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소자는 전류 통로 역할을 하는 산화물 반도체와 빛을 흡수해 전하를 만드는 유기 감광 재료를 결합해 만들어졌다. 빛이 사라진 후에도 감광층에 갇힌 전하가 반도체에 흐르는 전류에 계속 영향을 미쳐 과거의 광학 신호를 기억하게 된다.
청 교수는 "이 연구의 독특한 점은 저장된 전하가 고정돼 있지 않다는 것"이라며 "전압을 가해 전하의 위치를 바꾸면 메모리 효과를 연장하거나 반대로 기억을 더 빨리 사라지게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의 지원을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