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적인 야생동물 서식지에서 퓨마가 등산객 등 사람들을 의도적으로 피해 다니며 공존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타크루즈(UCSC) 연구팀은 캘리포니아 산타크루즈 산맥에 서식하는 퓨마와 사람이 공간을 안전하게 공유하는 방식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16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2020년부터 6년간 GPS 추적 장치를 부착한 야생 퓨마 36마리의 이동 경로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후 이 데이터를 등산객, 산악자전거 이용자들이 사용하는 피트니스 앱 '스트라바'의 데이터와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 퓨마들은 장기적인 인간의 활동 추세를 파악하고 사람이 많이 다니는 등산로를 선제적으로 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시간당 평균 이용률이 가장 높은 등산로 구간의 반경 30m 이내 지역은 거의 접근하지 않았다.
연구를 이끈 크리스 윌머스 교수는 "퓨마들은 어떤 등산로가 얼마나 자주 이용되는지 파악하고 있으며, 사람이 나타날 때마다 자리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일관되게 붐비는 장소를 아예 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일부 퓨마가 사람에게 익숙해져도 인간과의 갈등이 늘어나지는 않는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연구팀이 2018년부터 2023년까지 보고된 퓨마 관련 사건 678건의 발생 위치를 분석한 결과, 해당 장소들은 퓨마의 인간 적응도와 상관없이 모든 퓨마가 피하는 경향을 보였다.
오히려 갈등 발생 지역은 퓨마의 특성보다는 인간의 여가 활동 강도와 더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이는 사람에게 익숙해진 퓨마가 더 위험하다는 기존 통념과 다른 결과다.
연구에 참여한 마크 엘브로치 '판테라' 퓨마 프로그램 책임자는 "이번 연구는 '사람에게 길들여짐'이 반드시 위험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인간과 동물의 평화로운 공존을 뒷받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야생동물 관리 정책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야간 등산로 폐쇄나 오지 접근 제한 등 일관되고 예측 가능한 인간 활동 패턴을 유지하는 것이 퓨마가 사람을 성공적으로 피하게 돕는 효과적인 관리 전략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