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세포가 활동하며 내뿜는 1000조분의 1와트(W) 수준의 극미량 열을 직접 측정하는 초정밀 센서가 개발돼 질병 진단의 새 길을 열었다.
미국 하버드대 공학·응용과학부(SEAS) 연구팀은 소규모 세포 집단에서 나오는 대사열을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피코 열량계'를 개발했다고 16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
세포는 성장, 분열하거나 약물에 반응할 때 미세한 열을 방출한다. 이 열은 세포의 활동 상태를 보여주는 직접적인 지표지만, 신호가 매우 작아 지금까지 직접 측정은 불가능했다. 산소 소모량이나 화학 부산물을 재는 간접적인 방식에 의존해야 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피코 열량계는 살아있는 세포와 주변 환경 사이의 열 전달을 직접 측정한다. 연구를 이끈 유스트 블라삭 교수는 "열은 세포 대사 활동의 직접적인 척도"라고 설명했다.
이 장치는 극도로 얇은 막 위에 3개의 미세 유리 모세관으로 구성된다. 한 모세관에는 살아있는 세포 샘플을, 나머지 두 개는 비교를 위한 기준 물질을 넣는다. 샘플 속 세포가 성장하며 열을 내면 기준 모세관과 미세한 온도 차이가 발생하고, 이를 열-전기 변환기가 감지해 전기 신호로 바꾼다.
연구팀은 장치의 민감도를 높이기 위해 모세관과 센서를 진공 상태의 공간에 넣어 외부 열 간섭을 차단했다. 그 결과 기존 유사 장치보다 감도가 10배 향상됐다.
연구팀은 이 장치를 이용해 단 30~40개의 대장균(E. coli)이 증식하는 과정을 추적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클로람페니콜, 리팜피신 등 각기 다른 방식으로 작용하는 항생제를 투여했을 때 대장균의 대사 활동 변화를 측정했다.
그 결과, 기존 배양 검사 방식보다 훨씬 빠르게 항생제에 대한 반응을 감지할 수 있었다. 이는 특정 감염균에 어떤 항생제가 효과적인지 신속하게 판단하는 항생제 감수성 검사에 활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혈액 1밀리리터(㎖)당 수십 개에 불과한 소량의 박테리아로도 유발될 수 있는 패혈증 진단에도 이 기술이 유용할 것으로 기대했다. 기존 방식으로는 세균을 배양해 확인하는 데 수일이 걸리지만, 피코 열량계를 사용하면 단 몇 시간 만에 진단이 가능해질 수 있다.
연구에 참여한 خوان정 박사는 "이 장치를 통해 세포의 생존력, 성장률, 약물 반응 등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다"며 "생물학적 시스템이 무엇을 하는지에 대한 초기 기능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