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오리가 포식자를 만나 위협을 느끼면 화학물질을 분비해 주변 동료들에게 위험을 알린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미국 오리건주립대학교 연구팀은 16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실험 동물학 저널 A'에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상어, 가오리 등이 속한 연골어류에서 이러한 '화학적 교란 신호'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세 개의 수조를 이용해 실험을 진행했다. 한 수조의 가오리에게 모의 포식자로 위협을 가한 뒤, 이 물을 다른 두 수조로 흘려보냈다. 각 수조는 시각적, 청각적으로 완전히 분리된 상태였다.
실험 결과, 위협받은 가오리가 있던 수조의 물이 유입되자 다른 수조에 있던 가오리들은 즉각적으로 헤엄치는 속도를 높이는 등 회피 행동을 보였다. 이는 눈에 보이지 않는 화학적 신호가 물을 통해 전달됐음을 시사한다.
논문의 제1 저자인 조슈아 보우먼 연구원은 "동물들이 서로를 보거나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이번 연구는 겁에 질린 가오리가 보낸 화학적 경고에 의해 반응이 유도됐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이러한 화학적 신호 전달은 일반 어류(경골어류)에서만 확인됐었다. 이번 발견은 상어와 같은 다른 연골어류의 행동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연구팀은 과거 범고래가 나타났을 때 백상아리들이 집단으로 도망친 사례 등을 언급하며, 이번 연구가 상어의 회피 행동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공동 저자인 테일러 채플 교수는 "이번 발견은 상어와 가오리의 복잡한 소통 방식과 행동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연구팀은 향후 이 화학물질의 정확한 성분을 규명하는 후속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