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이 스스로를 강한 빛으로부터 보호하는 핵심 단백질로 알려졌던 'CP26'이 실제로는 다른 역할을 한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와 미국 UC버클리 공동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식물생리학'에 이 같은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고 16일(현지시간) 밝혔다.
식물은 광합성을 위해 빛을 흡수하지만, 너무 많은 빛은 오히려 세포를 손상시킬 수 있다. 때문에 식물은 '광보호' 메커니즘을 통해 과도한 빛 에너지를 안전하게 열로 방출한다.
지금까지 학계에서는 엽록체 내 안테나 단백질 중 하나인 CP26이 이 광보호 과정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것으로 여겨왔다.
하지만 연구팀이 모델 식물인 애기장대에서 CP26의 발현을 인위적으로 막고 관찰한 결과, 예상과 다른 현상이 나타났다.
CP26이 없어도 광보호 기능 자체는 다른 요인들에 의해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이는 CP26이 에너지 소멸에 직접 참여하기보다는, 광합성 시스템 전체의 물리적 구조를 조직화하는 데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연구를 이끈 요하네스 크롬다이크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CP26 단백질이 사라지면 광합성 안테나의 재배열을 통해 에너지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며 "물리적 조직화가 화학적 과정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식물의 광합성 효율을 높여 작물 생산성을 증대시키려는 국제 연구 프로젝트 'RIPE'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향후 CP26의 역할을 더 명확히 규명하기 위한 후속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