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가 정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고립감을 심화시킨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16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재택근무자는 사무실 근무자보다 외로움과 우울감을 더 많이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을 제외한 2011년부터 2024년까지 총 58만8322명의 설문 데이터를 분석했다.
조사 결과, 재택근무자 중 '자주' 또는 '항상' 외로움을 느낀다고 답한 비율은 26.6%로, 사무실 근무자(15.9%)보다 높았다.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진단을 받은 비율 역시 재택근무자가 36.6%로 사무실 근무자(31.9%)를 웃돌았다. 이러한 경향은 혼자 사는 사람에게서 더욱 두드러졌다.
연구진은 "근로자들이 재택근무의 유연성을 선호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정신 건강에 미치는 비용을 인지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 연구 결과가 '강제적인 사무실 복귀' 정책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라고 경고했다. 사무실 근무 역시 통근 스트레스, 사내 정치 등 고유의 단점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치료사 티파니 램은 "사람들 옆에 앉아 있는 것이 소속감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강제로 사무실에 복귀시키는 것이 의미 있는 관계를 자동으로 만들어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안으로는 정신 건강을 고려한 유연한 원격 근무 방식이 제시됐다. 카페나 공유 오피스 등 '제3의 공간'을 활용하거나, 동료와 정기적인 점심 모임을 갖는 식이다.
기업 차원의 노력도 강조됐다. 일부 기업은 긴급 상황이 아니면 72시간 내에 응답하도록 하는 '비동기식 소통' 정책을 도입해 '항상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는 압박감을 줄이고 있다. 이를 통해 직원들이 재충전할 시간을 갖고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취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