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가 꿀벌의 시력을 더 날카롭게 만들고 반응 속도를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뉴캐슬대 연구팀은 16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실험생물학 저널'에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스트레스가 때로는 생존에 위협적인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도록 돕는 적응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벌통을 흔들어 포식자의 공격과 유사한 스트레스 상황을 연출했다. 이후 스트레스를 받은 꿀벌이 명암 대비와 미세한 공간적 세부 사항을 감지하는 능력이 어떻게 변하는지 측정했다.

그 결과, 스트레스를 받은 꿀벌은 시각적 민감도에 상당한 변화를 보였다. 특히 명암 대비 감지 능력이 변하고, 미세한 공간적 세부 사항에 대한 민감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시각적 선택 과제를 통해 스트레스가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도 분석했다. 스트레스를 받은 꿀벌은 더 빨리 결정을 내리고 선택에 더 확신을 보였지만, 정확도는 떨어지지 않았다.

연구를 이끈 비벡 니티아난다 뉴캐슬대 교수는 "스트레스는 시스템을 압도하기보다 가장 관련성 높은 정보의 우선순위를 정하도록 돕는다"며 "이를 통해 꿀벌이 위협적인 상황에서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에 참여한 올가 프로첸코 버밍엄대 박사후연구원은 "스트레스는 단순히 시력을 손상하거나 향상하는 것이 아니라, 생존에 유리한 방향으로 시각을 바꾼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꿀벌이 꽃에 숨어있는 위장한 거미 같은 작은 위협을 감지하는 능력이 향상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꿀벌에 초점을 맞췄지만, 인간을 포함한 다른 종에도 적용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이 신경과학 연구뿐 아니라, 압박 속에서 시각 정보를 바탕으로 신속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로봇 개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