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암 세포가 치료를 회피하는 새로운 경로와 이를 차단할 수 있는 잠재적 전략이 미국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의과대학(MUSC) 홀링스 암센터 연구팀은 암세포 생존에 관여하는 'PIM1' 단백질이 기존 치료제에 내성을 갖게 되는 원리를 규명하고, 이를 극복할 새로운 접근법을 국제학술지 '캔서 레터스'(Cancer Letters)에 발표했다고 16일(현지시간)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PIM1 단백질은 전립선암 세포의 성장과 생존, 치료 저항성을 유발하는 주된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PIM1의 기능을 억제하는 표적 치료제가 개발됐지만, 임상에서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연구 결과, 기존 억제제는 PIM1의 신호 전달 기능은 막지만, 오히려 암세포 내 PIM1 단백질 자체의 양을 늘리는 역효과를 낳는 것으로 나타났다. 축적된 PIM1 단백질은 신호 전달 기능 없이도 다른 방식으로 암세포의 생존을 도왔다.
연구팀은 PIM1 단백질이 'HMGB1'이라는 다른 단백질과 결합하는 새로운 내성 기전을 발견했다. 원래 HMGB1은 세포핵 안에서 DNA 손상에 대응하지만, PIM1이 과도하게 많아지면 HMGB1을 세포질로 끌어내 가둬버린다.
세포질에 갇힌 HMGB1은 '자가포식'(autophagy)이라는 세포 재활용 시스템을 활성화한다. 이를 통해 암세포는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제거하고, 스스로를 파괴할 수 있는 스트레스 요인을 없애 생존력을 높인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PIM1 단백질을 억제하는 대신 완전히 파괴하는 '단백질 분해 표적 키메라'(PROTAC) 기술 기반의 신물질 'PIMTAC'을 개발했다.
실험실 연구와 쥐 모델 실험에서 PIMTAC은 기존 PIM1 억제제보다 더 효과적으로 암세포 사멸을 유도했다. PIM1 단백질 자체를 제거함으로써 내성을 유발하는 숨은 생존 경로까지 차단한 것이다.
노엘 워펠 MUSC 생화학·분자생물학과 교수는 "단백질 분해제는 PIM1의 신호 전달 기능과 신호와 무관한 생존 효과라는 두 가지 문제를 모두 해결한다"며 "이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유방암, 폐암, 혈액암 등 PIM1 단백질이 활성화된 다른 암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해당 연구는 아직 전임상 단계로, 인체 적용을 위해서는 약물 전달 방식 개선 등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