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일처제를 유지하는 암컷 박새가 자신의 짝보다 인지 능력이 뛰어난 다른 수컷과 '외도'를 통해 더 우수한 자손을 낳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웨스턴대학교와 미국 네바다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16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이라이프'(eLife)에 이 같은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3년간 북미산 박새(mountain chickadee)의 야생 개체군을 추적 관찰했다. 박새는 사회적으로 일부일처제를 이루지만, 둥지 밖에서 다른 상대와 짝짓기를 하는 경우가 있다.

연구팀은 특정 개체만 먹이를 찾을 수 있는 '스마트' 먹이통을 이용해 각 박새의 공간 인지 능력을 측정했다. 먹이를 찾는 데 실수를 많이 할수록 인지 능력이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유전자 분석 결과, 전체 새끼의 약 3분의 1이 둥지 밖 수컷에게서 태어났으며, 조사 대상 둥지의 70%에서 최소 1마리 이상의 '외도'로 태어난 새끼가 발견됐다.

특히 공간 학습 및 기억 능력이 뛰어난 수컷일수록 둥지 밖 짝짓기를 통해 더 많은 새끼를 낳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지 능력 시험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수컷은 한 해에 6~7마리의 둥지 밖 새끼를 얻기도 했다.

연구팀은 "암컷의 선택이 생존에 필수적인 공간 인지 능력의 진화에 기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인지 능력이 뛰어난 수컷이 더 무거운 새끼를 길러냈고, 이는 생존율을 높여 번식 집단에 합류할 가능성을 키운다"고 설명했다.

흥미롭게도, 인지 능력이 낮은 암컷일수록 둥지 밖 짝짓기를 하는 경향이 더 강하게 나타났다. 이는 암컷이 자신의 인지적 결함을 보완하기 위해 다른 수컷을 찾는 것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