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는 단 하나의 보편적인 원인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생물학적 과정의 복잡한 상호작용에서 비롯된다는 새로운 분석이 나왔다.

폴란드 브로츠와프 의과대학의 표트르 흐미엘레프스키 박사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바이오제론톨로지'(Biogerontology)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리뷰 논문을 1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과거 학계에서는 산화 스트레스, DNA 손상, 텔로미어 단축 등 단일 메커니즘을 노화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해왔다. 하지만 이들 각각은 노화와 관련된 변화의 일부만을 설명할 수 있다는 점이 명확해졌다.

연구팀은 노화가 단일 결함이나 프로그램에 의한 고장이라기보다는, 복잡한 생물학적 시스템이 점진적으로 해체되는 과정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노화와 관련된 상호 연결된 생물학적 과정의 집합인 '노화의 특징'(hallmarks of ageing) 개념과도 이어진다.

DNA 메틸화 패턴을 기반으로 생물학적 나이를 추정하는 '후성유전학적 시계'의 발전도 노화 연구의 주요 성과다. 그러나 연구팀은 이 시계가 노화에 직접 관여하는 과정을 측정하는지, 아니면 다른 메커니즘에 의한 변화를 반영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쥐 실험에서 수명을 20~30% 연장하는 연구 결과가 자주 보고되지만, 인간에게 같은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쥐와 인간은 수명, 신진대사, 면역 체계 등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젊음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손상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손상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적응하는 능력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신체 활동, 칼로리 제한 등이 건강에 이로운 이유도 노화 과정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신체의 적응 능력을 강화하기 때문일 수 있다는 것이다.

흐미엘레프스키 박사는 "노화 연구의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이 노화를 유발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어떻게 일부 유기체는 끊임없는 손상에도 기능과 회복탄력성을 오랫동안 유지하는가'로 바뀌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