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이 '통일형 벼'를 활용한 'K-벼재배기술'로 지난 10년간 아프리카 15개국에 71개의 다수확 벼 품종을 개발·보급하는 성과를 거뒀다.

농촌진흥청은 11일 국제기구인 아프리카벼연구소와 함께 추진한 '아프리카 벼개발 파트너십' 1단계 사업(2016~2025년)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아프리카의 식량난 해결을 목표로 진행됐다.

아프리카의 벼 생산성은 헥타르(ha)당 2.4톤으로 아시아(5.0톤/ha)의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 인구 증가로 쌀 수요는 매년 6% 이상 늘고 있으며, 39개 쌀 생산국 중 21개국이 소비량의 50~9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번 사업을 통해 개발된 벼 품종은 총 71개에 달한다. 육종 기간을 단축하는 '약배양' 기술과 '통일형 벼품종' 등 한국의 육종 기술이 활용됐다.

개발 품종들은 대부분 ha당 6.6~6.8톤의 높은 수량성을 보이며, 밥맛이 부드러워 현지 선호도가 높다.

특히 가봉에서는 '셰이(CHEYI)', '음보마(MBOMA)', '무카파시(MOUKAFACI)-1' 3개 품종이 가봉 최초의 벼 품종으로 등록됐다. 이 품종들은 통일형 벼 '밀양', '한아름' 등을 활용해 육종됐으며, 수량성이 ha당 7~8톤에 이르고 도열병에 강한 특성을 지닌다.

가봉농업임업연구소(IRAF)의 욘넬 무쿰비 박사는 "올해 3개 품종의 종자 약 9톤을 확보하고 80명의 전문인력을 양성 중"이라며 "전국 60개 농업협동조합 1100여 농업인이 '셰이' 품종 시험재배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세네갈에서는 통일형 벼 '밀양23호'와 '태백'을 기반으로 한 '이스리(ISRIZ) 6', '이스리(ISRIZ) 7' 등 6개 품종이 보급됐다. 이 품종들의 수량성은 ha당 7.2~7.5톤으로, 현지 대표 품종 '사헬'보다 2배 이상 많다.

농촌진흥청은 아프리카 국가들의 자체 품종 개발 역량 강화를 위해 4개월 과정의 집중 훈련을 실시했다. 이를 통해 23개국에서 총 44명의 벼 육종가를 배출했다.

이번 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은 2023년부터 '아프리카 K-라이스벨트' 사업에 착수했다. 이 사업은 아프리카 7개 거점 국가에 다수확 벼종자 생산단지를 조성해 우량 종자를 보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K-라이스벨트 사업을 통해 2027년부터 매년 벼 우량종자 1만여 톤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는 연간 216만 톤의 쌀을 생산할 수 있는 양으로, 아프리카 3000만 명에게 공급 가능한 물량이다.

농촌진흥청은 올해부터 '아프리카 벼개발 파트너십' 2단계 사업을 시작한다. 2단계에서는 가뭄, 냉해 등 열악한 환경에서도 재배 가능한 품종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다.

최광호 농촌진흥청 기술협력국장은 "이번 사업 성과는 아프리카의 숙원인 쌀 자급자족과 식량안보의 발판을 마련한 의미 있는 일"이라며 "세계 최고 수준의 K-벼재배기술을 바탕으로 개발도상국의 식량문제 해결을 돕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