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유 4사가 2025년 한 해 동안 영업이익 2조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실적 회복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신용평가는 13일 발표한 리포트에서 "국내 정유 4사의 2025년 연간 영업이익이 2조 523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특히 2025년 4분기에만 1조 9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상반기 부진을 만회했다. 이는 주력 석유제품 중심의 정제마진 상승에 힘입은 결과다.

한국신용평가는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이 2025년 11월부터 상승세를 보였으며, 글로벌 정제설비 순증설 부담이 완화되고 러시아 석유제품 제재가 강화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경유 스프레드(제품가격-두바이 유가)는 2025년 1~3분기 평균 배럴당 15.3달러에서 4분기에는 23.4달러로 확대됐다. 휘발유 스프레드도 같은 기간 8.1달러에서 13.4달러로 상승했다.

부문별로 보면 정유부문이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정유 4사의 2025년 정유부문 영업이익은 1조 3835억 원으로 2024년 3651억 원 대비 크게 증가했다.

윤활유부문도 그룹 II, III 고급 윤활기유 수요가 견조해 약 1조 9000억 원의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했다.

반면 석유화학부문은 정유 4사 모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올레핀 제품 초과 공급과 방향족 제품 수익성 저하로 2025년 4사 합산 석유화학 영업적자는 약 9338억 원에 달했다.

한국신용평가는 "2026년에도 정유부문의 실적 개선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제한적인 정제설비 순증설과 우호적인 수급여건이 유지되고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국제유가 등락 확대 가능성과 중국의 석유제품 수출 정책 변화, 석유화학산업 구조개편 과정의 자금소요 부담 등은 위험 요인으로 지적됐다.

업체별로는 GS칼텍스가 2025년 8841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유지했다. 부채비율은 2025년 9월 기준 66.2%로 전년 76.9% 대비 개선됐다.

에스오일은 2025년 2882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상반기 3656억 원의 적자에서 하반기 6537억 원의 흑자로 전환했다.

다만 총 9조 3000억 원 규모의 샤힌 프로젝트 투자로 순차입금 대비 EBITDA(이자·세금·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배율이 2025년 9월 10.3배까지 상승했다. 샤힌 프로젝트는 연 180만 톤 규모의 에틸렌 생산설비로 2026년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25년 4481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으나 배터리부문에서 9000억 원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미국 전기차 구매 보조금 폐지 영향이 컸다.

SK이노베이션은 2025년 하반기 자본 확충과 배터리 생산법인 자산 매각 등으로 순차입금을 6월 약 35조 원에서 연말 25조 원 수준으로 낮췄다.

HD현대오일뱅크는 2025년 474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석유화학부문에서 3722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조정순차입금 대비 EBITDA 배율은 2025년 9월 8.7배로 높은 수준이다.

HD현대오일뱅크는 배당금을 2023년 6000억 원에서 2024년 3000억 원으로 축소했고 2025년에는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아울러 아람코로부터의 매입채무 지급기일을 30일에서 120일로 연장하는 등 재무부담 완화에 나섰다.

한국신용평가는 "정유업체별 재무부담 통제 수준을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석유화학 구조개편 과정에서의 추가 지출과 정부·금융기관 지원 수준이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중동산 원유 도입 프리미엄은 2025년 4~5월 배럴당 약 3.0달러까지 상승했다가 2026년 1~3월 평균 -0.9달러로 하락하며 정유사들의 원가 부담이 완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