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인트나 잉크 등 유기용매에 분산된 물질의 미세 구조를 직접 관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일본 도호쿠대학교 연구팀은 유기용매 환경에서도 초저온 투과전자현미경(cryo-TEM)을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시료 제작 기술을 개발했다고 국제학술지 '현미경'(Microscopy)에 지난 5월 29일 발표했다.
초저온 투과전자현미경은 시료를 급속 냉각해 본래 상태 그대로 관찰하는 강력한 분석 기술로, 주로 물에 녹아있는 생체 시료 분석에 널리 쓰여왔다.
하지만 페인트, 잉크, 촉매 등 수많은 첨단 소재의 기반이 되는 유기용매에는 적용하기 어려웠다. 유기용매는 물보다 훨씬 빨리 증발해 현미경 관찰에 필요한 얇고 안정적인 막을 만들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사 블로팅'(gradient blotting)이라는 새로운 시료 제작법을 고안했다. 기존 방식처럼 시료 전체의 용매를 흡수지로 빨아들이는 대신, 시료가 놓인 그리드(격자판)의 절반만 흡수지에 접촉시키는 방식이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그리드 위에 용매 막의 두께가 점진적으로 변하는 영역이 만들어진다. 이를 통해 현미경 관찰에 가장 적합한 100~300나노미터(nm) 두께의 최적 지점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이번 성과로 초저온 현미경의 적용 범위가 물 기반 시스템을 넘어 크게 확장됐다. 연구팀은 실제 공정과 유사한 환경에서 물질을 분석하는 새로운 도구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 기술은 유기용매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페인트, 잉크, 코팅, 촉매, 약물전달 물질 등의 개발과 품질 평가에 기여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