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구진이 식물이 기온 상승에 적응하는 핵심 단백질의 예상 밖의 작동 방식을 밝혀내, 기후변화에 강한 작물 개발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미국 미시시피대 연구팀은 식물의 온도 반응을 조절하는 핵심 단백질 'PIF4'가 자체 기능이 손상돼도 다른 단백질과 협력해 작동한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했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식물은 온도가 올라가면 줄기를 길게 늘이거나 일찍 꽃을 피우는 방식으로 대응한다. 과학계는 그동안 PIF4라는 단백질이 유전자에 직접 결합해 이런 반응을 조절하는 '스위치'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연구팀의 실험 결과는 달랐다. PIF4의 유전자 결합 기능을 제거한 돌연변이 단백질을 식물에 주입했음에도, 식물은 온도 변화에 여전히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PIF4가 현장 실무자처럼 직접 일하는 대신, 다른 단백질에 업무를 위임하는 '총괄 책임자'와 같은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PIF4가 제 기능을 못 하면, 다른 협력 단백질이 그 역할을 대신해 식물의 생존 시스템을 유지하는 것이다.

연구를 이끈 용젠 치우 생물학과 부교수는 "PIF4가 다른 단백질과 '팀을 이루는' 능력 자체가 핵심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내열성 작물 개발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특정 유전자나 생화학적 활동에만 집중하기보다, PIF4처럼 여러 단백질을 조직하고 조율하는 '조직자' 단백질을 표적으로 삼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공동 저자인 하이보 슝 박사후연구원은 "이러한 접근 방식은 기후변화 속에서 안정적인 식량 생산을 보장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