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광년 떨어진 별이 자신의 행성을 삼킨 것으로 보이는 흔적이 발견됐다. 결정적 증거는 이 별에서 이례적으로 높게 나타난 리튬 농도.

미국 미시간대 브룩 코튼 연구원 등이 주도한 연구팀은 15일(현지시간) 태양과 유사한 별 'TOI-5882'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 저널'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판단의 근거는 리튬이다. 행성은 항성(별)보다 훨씬 많은 양의 리튬을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별이 행성을 삼키면 리튬 농도가 높아져 뚜렷한 흔적을 남기게 된다.

연구에 참여한 세스 제이콥슨 미시간 주립대 교수는 "행성이 별에 전달한 리튬 원자는 경기장에 도착하는 스포츠 팬과 같다"며 "이미 와 있던 소수의 팬들은 금세 수적으로 압도당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관측된 리튬의 양을 토대로 TOI-5882가 삼킨 행성의 질량이 지구의 수 배에서 해왕성 사이일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은 분광학 기술로 TOI-5882의 빛을 분석하고, 나이·질량·온도 등이 비슷한 62개의 다른 별들과 비교했다. 그 결과 TOI-5882의 리튬 농도는 상위 3%(97번째 백분위수)에 해당할 정도로 이례적으로 높았다.

흥미로운 점은 TOI-5882가 수명 말기에 팽창하는 적색거성이 아니라는 점이다. 연구팀은 이 별 주위를 도는 목성 20배 이상 질량의 갈색왜성이 중력으로 행성을 별 쪽으로 밀어 넣었을 수 있다는 '공범' 가설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는 직접 관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순식간에 일어나는 행성 포식 현상을 사후에 연구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