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에게 조류인플루엔자(H5N1)를 감염시키는 데 단 10개의 바이러스 입자만으로도 충분하며, 바이러스가 호흡기가 아닌 유선 조직에서 주로 증식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교 앤드류 보우만 수의예방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했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연구팀이 소의 유두에 각기 다른 양의 H5N1 바이러스 입자를 주입한 결과, 가장 적은 양인 10개 입자만으로도 감염이 일어나는 것을 확인했다. 감염된 소의 우유에서는 고농도의 바이러스 입자가 배출됐다.

이는 H5N1 바이러스가 기존 예상과 달리 호흡기가 아닌 유선을 통해 소를 감염시키고 증식하는 '바이러스 공장' 역할을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보우만 교수는 "처음에는 소가 인플루엔자에 감염될 수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고, 유선이 관련됐다는 것은 더더욱 몰랐다"며 "호흡기 감염이 아니라는 점은 중요한 패러다임의 전환"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바이러스의 구체적인 전파 경로는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았다. 연구팀이 오염된 착유 장비, 감염된 우유 급여, 공기 접촉 등을 통해 전파를 시도했지만 건강한 소는 감염되지 않았다.

보우만 교수는 "착유 장비가 젖소 간 전파의 유력한 경로로 보이지만 이번 실험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다"면서도 "소 간 전파를 제한할 방법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병원성 H5N1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2021년부터 전 세계 포유류에서 보고됐으며, 미국에서는 2024년 3월 처음으로 젖소에서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 현재까지 미국 17개 주 1053개 목장에서 발병이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