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언어 구사자는 여러 언어를 구사할 때 뇌 속에서 별개의 문법 체계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언어 종류와 상관없이 단일한 신경 시스템을 활용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욕대(NYU) 연구팀은 15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신경과학저널'(JNeurosci)에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스페인어-영어 이중언어 구사자들이 단수 형태의 단어를 복수형으로 바꾸는 동안 뇌 자기파 측정 장치(MEG)를 이용해 뇌 활동을 밀리초 단위로 추적했다.
연구에는 실제 단어뿐 아니라, 두 언어에서 철자·발음·의미가 비슷한 동족어와 '파플'(paple)과 같은 가짜 단어도 사용됐다. 이는 새로운 단어가 어휘에 추가될 때도 동일한 신경 메커니즘이 적용되는지 확인하기 위함이다.
분석 결과, 뇌는 언어의 소리나 구조가 달라도 문법을 처리할 때 공통된 신경 메커니즘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공통 시스템은 가짜 단어에도 동일하게 적용됐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인간의 뇌가 특정 언어에 국한된 규칙집이 아닌, 여러 언어에 재사용 가능한 보편적인 '문법 엔진'을 갖추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에스티 블랑코-엘로리에타 뉴욕대 조교수는 "이번 연구는 뇌가 여러 언어에 걸쳐 공통된 문법 계산법을 사용한다는 가장 명확한 신경학적 증거 중 하나"라며 "인간이 어떻게 새로운 언어를 배우고 소통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