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에 컴퓨터 칩을 이식한 전신마비 환자가 연구진의 도움 없이 독립적으로 소통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 UC데이비스대 연구팀은 루게릭병(ALS)으로 심각한 마비를 겪는 환자가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를 이용해 자택에서 자유롭게 소통하고 컴퓨터를 사용하는 데 성공했다고 15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슨'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BCI 기술이 통제된 실험실 환경을 벗어나 실제 생활에서 장기간 안정적으로 사용될 수 있음을 입증하며 실용화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구에 참여한 루게릭병 환자 케이시 해럴(47)은 2023년 뇌 언어 중추에 256개 전극이 포함된 마이크로칩 4개를 이식받았다. 이 장치는 그의 말하려는 시도와 관련된 뇌 신호를 해독해 문자로 변환하거나 컴퓨터 커서를 제어한다.
해럴은 약 2년간 자택에서 거의 매일 3800시간 이상 이 시스템을 독립적으로 사용했다. 이를 통해 18만3000개 이상의 문장과 약 200만개의 단어를 표현했다.
그의 평균 소통 속도는 분당 56단어에 달했으며, 12만5000개 단어 어휘를 사용한 통제된 실험에서 단어 정확도는 99% 이상을 기록했다.
해럴은 BCI 시스템을 통해 "이 기술은 내가 경험한 다른 어떤 기술보다 더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소통하게 해준다"며 "가족, 동료들과 함께 역동적인 삶을 살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해럴은 이 시스템을 이용해 이메일과 메시지를 보내고 인터넷을 검색하는 등 마비에도 불구하고 업무를 지속하고 있다.
연구의 공동 수석 저자인 데이비드 브래드먼 UC데이비스대 신경외과 교수는 "수년간 개념 증명 장치에 머물렀던 BCI가 마침내 마비 환자가 자신의 생각대로 말할 수 있게 하는 문턱을 넘었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