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간 '정복 불가능' 영역으로 여겨졌던 RAS 유전자 변이 암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가 췌장암 환자의 생존기간을 2배 가까이 늘리는 데 성공하며 항암 치료의 새 역사를 예고했다.
15일 DS투자증권이 발간한 'Oncology 역사 변곡점 탐방'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26)'에서 '다락손라십(Daraxonrasib)'이 췌장암 3상 임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발표했다.
다락손라십은 2차 치료 췌장암 환자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을 기존 6.7개월에서 13.2개월로 연장했다. 이는 40년간 난공불락으로 평가받던 RAS 표적 치료의 성공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전이성 췌장암의 90%는 RAS 돌연변이에서 비롯된다.
개발사인 레볼루션 메디슨(Revolution Medicine)은 향후 췌장암, 비소세포폐암(NSCLC), 대장암 등 3대 암을 중심으로 다락손라십 개발을 확대할 계획이다. 비소세포폐암 2·3차 치료 환자 대상 임상에서는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이 17.7개월로 나타났다.
이번 학회에서는 혈액암 분야의 1차 치료제 경쟁 구도 변화도 주목받았다.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분야에서는 '타파시타맙', '골카도마이드' 등이 기존 표준치료법을 넘어서는 가능성을 보였다. 다발성골수종에서는 이중항체 '테클리스타맙'이 우수한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서는 항체-약물 접합체(ADC)인 'sac-TMT'가 기존 치료제인 '키트루다' 대비 우월성을 보였다. sac-TMT와 키트루다 병용 요법은 12개월 무진행 생존율에서 62.4%를 기록, 키트루다 단독 요법의 29.0%를 크게 앞섰다.
국내 기업인 리가켐바이오의 파이프라인도 기대를 모았다. 이 회사의 ROR1 ADC(LCB71)는 림프종 환자 대상 임상에서 객관적 반응률(ORR) 100%, 완전관해(CR) 95.5%라는 초기 결과를 발표했다. DS투자증권은 향후 공개될 무진행 생존기간 등 후속 데이터에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혈액 내 암세포 DNA(ctDNA)를 이용해 치료 전략을 바꾸는 정밀의료 패러다임도 제시됐다. 아스트라제네카의 'SERENA-6' 임상은 암이 영상학적으로 진행되기 전에 ctDNA에서 유전자 변이를 먼저 감지하고 치료제를 교체하는 방식의 유효성을 확인했다.
DS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RAS 시대가 개막했으며, 혈액암과 폐암 등에서 1차 치료제 경쟁이 격화될 것"이라며 "ADC 약물은 동일한 표적이라도 설계 차이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