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초를 피우면 식욕이 왕성해지는 현상, 이른바 '먼치스'(munchies)가 쥐 실험을 통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캐나다 캘거리대학교 연구팀은 워싱턴주립대학교와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대마초 증기에 노출된 쥐의 식욕이 급증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번 연구는 대마초의 식욕 증진 효과가 단순한 위약 효과가 아닌 생리적 현상임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이전 동물 연구들이 주로 칸나비노이드 주사 형태를 사용한 것과 달리, 실제 인간의 흡입 방식과 유사한 대마초 증기 노출 방식을 택했다. 그 결과, 대마초 증기에 노출된 쥐들은 첫 한 시간 동안 식욕이 폭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배가 부른 상태의 쥐에게 대마초 증기를 쬐게 하자, 마치 굶주린 것처럼 다시 먹이를 찾기 시작했다. 이는 대마초가 포만감과 관계없이 식욕을 자극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쥐들은 고지방이나 고탄수화물 등 음식 종류를 가리지 않고 모든 먹이에 관심을 보였다.
연구팀은 21~62세 성인 82명을 대상으로 한 병행 연구도 진행했다. 대마초 증기를 흡입한 참가자들은 다양한 음식 중 특히 육포를 선호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항암 치료나 거식증 등으로 식욕 부진을 겪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제시한다. 연구를 이끈 매슈 힐 캘거리대 교수는 "대마초는 항암 화학요법으로 인한 메스꺼움을 억제하는 데 일부 표준 약물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힐 교수는 메스꺼움이 가라앉은 후에는 칸나비노이드 성분이 식사 욕구를 자극해 식욕을 되찾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거식증 환자의 불안감을 줄이고 음식에 대한 보상 심리를 강화하는 데 활용될 가능성도 제기했으나, 이는 아직 추측에 근거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반면, 의료계에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영양사 그레이스 베다는 "대마초 사용이 의미 있는 체중 증가를 보장한다는 임상 연구 결과는 아직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흡입형 대마초가 경구 투여형보다 식욕 자극에 효과적일 수 있지만, 암 환자에게 흡연이나 베이핑을 권장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