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회계법인의 과도한 감사보수 인하 경쟁에 제동을 걸었다. 감사보수가 비정상적으로 낮을 경우 즉시 심사·감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0일 12개 회계법인 감사부문 대표와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방침을 전달했다. 이번 간담회는 최근 회계업계의 감사보수 덤핑 경쟁과 과로 문제 등이 지속적으로 제기된 데 따라 마련됐다.
금감원에 따르면 상장사 평균 감사보수는 2023년 2억6500만원에서 2024년 2억5900만원, 2025년 2억5200만원으로 꾸준히 하락했다. 2026년에는 2억4600만원으로 4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윤정숙 금융감독원 전문심의위원은 이 자리에서 "감사보수의 과도한 하락은 감사 투입 인력과 시간의 감소를 동반해 감사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합리적 사유 없이 감사시간이 지나치게 줄면 감사인감리 및 재무제표 심사·감리에 즉시 착수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또한 감사품질이 우수한 회계법인에 감사인 지정을 확대하는 등 품질 중심의 지정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표준감사시간제도의 근간이 되는 감사시간 데이터의 신뢰성 확보도 당부했다.
인공지능(AI) 기술 활용에 대해서는 감사업무 효율성 증진을 위해 적극 장려하되, 감사정보 유출 등 보안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해달라고 요청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회계법인 대표들은 수임 경쟁 과열과 감사품질 저하 우려에 공감했다. 이들은 가격이 아닌 품질로 경쟁하는 문화를 만들도록 자정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앞으로 부실감사 위험이 높은 재무제표·감사보고서에 대한 감리를 실시하고, 오는 7월 중 상장회사 감사인 설명회를 여는 등 소통을 이어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