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의 발기부전이 심장마비나 뇌졸중, 치매와 같은 심각한 질병의 조기 경고 신호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3일(현지시간) 학계에 따르면 발기부전은 단순히 성기능의 문제가 아니라 전신 혈관 건강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로, 이를 통해 더 큰 질병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발기부전은 40대 이상 남성의 절반 이상이 경험할 정도로 흔한 증상이다. 이탈리아 로마 토르베르가타 대학의 엠마누엘레 야니니 교수는 발기부전을 '탄광 속 카나리아'에 비유하며, 심각한 건강 위협을 미리 알리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발기는 음경의 혈관에 혈액이 유입되며 발생한다. 동맥경화 등으로 혈관이 좁아지거나 딱딱해지면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발기 기능에 문제가 생긴다. 신체에서 가장 가는 혈관 중 하나인 음경 동맥이 먼저 막히는 현상은 향후 심장이나 뇌혈관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실제로 15만여명을 분석한 한 연구에 따르면, 발기부전이 있는 남성은 관상동맥 심장질환을 앓을 확률이 59%, 뇌졸중을 겪을 확률이 34% 더 높았다.

대만에서 진행된 다른 연구에서는 발기부전 진단을 받은 남성이 7년 내 치매에 걸릴 확률이 68%나 높게 나타났다. 뇌 역시 원활한 혈액 공급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당뇨병 환자에게 발기부전은 더욱 중요한 경고 신호다. 제2형 당뇨병 환자는 일반 남성보다 발기부전을 겪을 확률이 약 3배 높다. 고혈당은 혈관벽의 단백질에 달라붙어 혈관의 탄력성을 떨어뜨리는데, 이 과정에서 음경의 미세 혈관이 가장 먼저 손상될 수 있다.

스페인 산트파우 연구소의 보그단 블라초 연구원은 "당뇨병과 발기부전의 연관성은 매우 강력하다"고 지적했다. 당뇨병 환자에게 발기부전이 동반될 경우, 손발의 신경이 손상되는 말초신경병증이나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망막병증의 위험도 더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많은 남성이 수치심 때문에 치료를 꺼린다는 점이다. 영국 비뇨기 재단 설문조사에 따르면 발기부전을 겪는 남성의 절반 이상이 부끄러움 때문에 병원을 찾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발기부전 증상이 나타나면 반드시 의학적 도움을 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영국 맨체스터 메트로폴리탄 대학의 마이클 캐럴 교수는 "문제를 조기에 해결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발기부전 치료를 통해 전반적인 신체 건강에 대한 중요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