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가계부채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신용카드 연체율이 1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12일(현지시간)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 총가계부채는 자동차 대출과 주택담보대출 증가 영향으로 18조8000억달러(약 2경8576조원)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신용카드 부채 연체율이 급등하며 우려를 낳고 있다. 90일 이상 연체된 신용카드 대출 잔액 비율은 1분기 13.1%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보다 0.4%포인트 상승한 수치이자 15년 만의 최고치다.

금융정보업체 월렛허브(WalletHub)는 1분기 말 기준 미국 전체 신용카드 부채가 1조3500억달러(약 2052조원)로, 가구당 평균 1만1000달러(약 1672만원)의 빚을 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흥미로운 점은 신용카드 빚이 가장 많은 지역이 역설적으로 부유한 도시라는 사실이다. 월렛허브가 미국 182개 주요 도시를 분석한 결과,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라리타가 가구당 평균 부채 2만3714달러(약 3604만원)로 1위를 차지했다.

반면 부채가 가장 적은 도시는 메인주 루이스턴으로 가구당 평균 9185달러(약 1396만원)에 그쳤다. 소득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중서부 지역 도시들이 하위권에 주로 분포했다.

월렛허브는 이 같은 현상이 금융 위기의 징후라기보다는 고소득층의 높은 소비 여력과 신용 한도를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샌타클라리타 같은 부유한 도시들은 주민 소득과 부채 상환율이 높아 단순히 더 많이 빌릴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존 키어넌 월렛허브 애널리스트는 "부채가 많은 상위권 도시들은 높은 중간 소득과 낮은 연체율을 보였다"며 "이는 주민들의 신용 한도가 높고 더 많은 돈을 빌릴 여유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