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뇌의 특정 구조물이 무너지면 사회성이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의 신경학적 원인을 밝힐 새로운 실마리가 제시됐다.
일본 가나자와대 연구팀은 소뇌의 구조적 변화가 사회성에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번 연구는 자폐증과 관련된 뇌 회로의 신경 메커니즘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한다.
연구팀은 환경적·유전적 요인을 반영한 여러 자폐증 쥐 모델을 분석했다. 그 결과, 자폐증 모델 쥐들은 공통으로 소뇌의 심부 소뇌핵에 있는 '신경주위망(PNNs)'이 현저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경주위망은 뉴런(신경세포)을 감싸는 특수한 세포외 구조물이다. 신경 흥분성을 안정시키고 신경회로가 성숙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구팀이 효소를 이용해 쥐의 심부 소뇌핵에 있는 신경주위망을 인위적으로 파괴하자, 해당 쥐들은 사회적 상호작용이 줄고 낯선 쥐에 대한 관심이 감소하는 등 사회성 장애를 보였다. 이는 소뇌의 신경주위망이 정상적인 사회적 행동에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시사한다.
정상 쥐의 경우 사회적 자극을 받으면 소뇌핵 뉴런이 활성화되고 이 신호가 중뇌, 시상 등 다른 뇌 영역으로 전달된다. 반면 신경주위망이 손상된 쥐는 뉴런 활성화가 거의 일어나지 않았고, 소뇌와 연결된 뇌 회로 전반의 활동성도 감소했다.
연구팀은 신경주위망이 없는 뉴런에서 'ARNT2'라는 전사 인자가 증가하는 현상도 발견했다. ARNT2는 뉴런을 덜 반응적인 상태로 만드는 역할을 하는데, 이 인자의 발현을 억제하자 뉴런 활동과 사회성이 모두 회복됐다.
이번 연구는 그동안 대뇌 피질이나 시냅스 기능 이상에 집중됐던 자폐증 연구의 초점을 소뇌의 세포외 구조물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소뇌의 미세 환경 변화가 뇌 전체의 신경 회로 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