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숙련공들의 고령화로 사라질 위기에 놓인 제조 현장의 '암묵지'를 보전하기 위해 480억원을 투입해 인공지능(AI)으로 전환하는 사업에 착수한다.

12일 산업통상부는 추경예산 480억원을 투입해 30개 공정을 대상으로 제조 암묵지 데이터셋 구축 및 AI 모델 개발을 지원하는 시범사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위험성이 높고 구인난이 심각한 공정을 중심으로 선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산업부는 정부 출범 1주년을 맞아 이날 '명장 암묵지 활용 제조 AI의 성공을 위한 개발·협력 전략'을 주제로 '제4회 M.AX 전문가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제조 명장의 암묵지 중요성과 AI 개발 시 고려사항, 노사상생 협력 방안 등이 논의됐다.

한국의 제조업 경쟁력은 수십 년간 현장에서 축적된 숙련 기술인의 경험과 노하우인 '암묵지'에 기반하고 있다. 그러나 숙련공의 고령화와 은퇴가 가속화되고 청년 인력 유입이 줄면서 암묵지가 소실될 위기에 처했다. 이는 제품 품질을 좌우하는 공정 최적화, 불량 판단 등에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산업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개발된 AI 모델을 신규 숙련공 교육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청년 인재들이 사업에 참여해 현장에 AI 모델을 접목하는 경험을 쌓고, 연구개발 및 창업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컨퍼런스에서 차정훈 성원 연구소장은 스테인리스 강관 제조 공정에 AI를 적용한 사례를 발표했다. 성원은 숙련공의 판단을 돕는 AI를 개발해 현장에서 활용 중이다. 정창용 카라멜라 대표는 암묵지 데이터의 표준화와 수치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동선 기아 국가품질명장은 노동자에 대한 적정 보상체계 마련과 데이터 활용 관련 사전 소통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국가품질명장 자문단 구성을 제안했다.

김성열 산업부 산업성장실장은 "암묵지 사업은 우리의 핵심자산인 제조업과 제조현장을 지키는 사업"이라며 "명장의 암묵지가 기업현장을 지키고 후세대들에게 전수될 수 있도록 사업기획과 집행에 만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