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대 연구팀이 강도와 탄성 등 물질의 특성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차세대 '스마트 소재' 설계의 비밀을 풀었다.
홍콩대학교(HKU) 화학과 연구팀은 분자 수준의 구조를 정밀하게 제어해 소재의 기계적 특성을 예측하고 맞춤 설계하는 데 성공했다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화학회지'(JACS)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기존 고분자 소재의 불규칙하게 얽힌 사슬 구조 대신, 매듭과 같은 정밀한 구조의 분자 고리를 활용했다. 이 분자 고리 내부에 존재하는 '숨겨진 길이'가 외부 힘에 반응하며 소재의 전체적인 성질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단순한 고리 구조는 숨겨진 길이가 길어 외부 충격을 흡수하는 데 유리해 내구성이 뛰어난 소재를 만드는 데 적합하다. 반면, 여러 고리가 서로 맞물린 '카테네인' 구조는 숨겨진 길이가 짧아 변형 후 원래 형태로 빠르게 복귀하는 높은 탄성을 보였다.
연구팀은 한 걸음 더 나아가 구리 이온을 '금속 스위치'로 사용해 소재의 특성을 실시간으로 바꾸는 데도 성공했다. 구리 이온을 첨가하면 분자 고리의 숨겨진 길이가 고정돼 소재의 강성이 높아지는 원리다.
이번 발견은 특정 기능에 고도로 특화된 차세대 스마트 소재를 만드는 청사진을 제공한다. 유연함과 강인함을 동시에 갖춰야 하는 소프트 로봇, 인체 근육처럼 복잡하고 역동적인 움직임을 모사해야 하는 인공 조직 공학 등에 활용될 수 있다.
호 유 아우영 교수는 "올바른 분자 '매듭'을 선택하고 그 '숨겨진 길이'를 제어함으로써, 이제 다양한 필요에 맞춰 특정 기능으로 설계된 재료를 만들 수 있게 됐다"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