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주도하는 거대 지하 실험실에서 '유령 입자' 뉴트리노(중성미자)의 비밀에 한 걸음 더 다가서는 데 성공했다.
중국과학원 고에너지물리연구소가 이끄는 장먼 지하 중성미자 관측소(JUNO) 국제 공동 연구진은 10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첫 물리 연구 결과를 표지 논문으로 발표했다.
연구진은 2025년 8월 26일부터 11월 2일까지 59일간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해 뉴트리노 진동과 관련된 두 가지 핵심 변수를 매우 정밀하게 측정했다. 이는 지난 수십 년간 축적된 모든 실험 결과를 합친 것보다 불확실성을 1.6배 줄인 성과다.
뉴트리노는 전하가 없고 질량이 매우 작아 다른 물질과 거의 상호작용하지 않는 기본 입자다. 일반 물질을 그대로 통과하는 특성 때문에 '유령 입자'로 불리며, 관측이 매우 어려워 가장 적게 알려진 입자 중 하나로 꼽힌다.
2025년 8월부터 본격적인 데이터 수집을 시작한 JUNO의 주요 목표는 뉴트리노의 질량 순서를 밝히는 것이다. 이 외에도 6개의 뉴트리노 혼합 변수 중 3개를 1% 미만의 정밀도로 측정하고, 초신성·지구·태양·대기 등에서 오는 다양한 뉴트리노를 연구한다.
이번 성과에 대해 네이처는 별도의 해설 기사를 통해 "JUNO의 첫 결과는 정밀한 뉴트리노 진동 측정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음을 의미한다"며 "이 신비한 기본 입자의 특성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2015년 뉴트리노 진동 발견으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아서 맥도널드 교수도 "JUNO는 설계 목표를 달성했으며, 뉴트리노 질량 순서 결정 등 야심 찬 물리 목표를 추구할 준비가 완전히 끝났다"고 언급했다.
JUNO의 핵심은 지하 700m 깊이에 위치한 거대한 중앙 검출기다. 지름 44m의 물탱크 중앙에 2만톤의 액체 섬광체를 담은 지름 35.4m의 아크릴 구체가 자리 잡고 있다.
이 구체 주위에는 2만개의 20인치 광전자증배관(PMT)과 2만5600개의 3인치 PMT가 설치돼 있다. 이 장치들은 뉴트리노가 상호작용할 때 내는 미세한 빛을 포착해 전기 신호로 변환, 에너지와 진동 변수 등을 정밀하게 측정한다.
연구진은 현재까지 9개월간 순조롭게 실험을 진행했으며, 올여름부터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새로운 연구 결과들을 순차적으로 발표해 뉴트리노의 수수께끼를 풀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