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양 개량, 오염 정화 등에 쓰이는 '블랙골드' 바이오차(Biochar)의 활용도를 높일 새로운 패러다임이 제시됐다.

중국 선양농업대학 연구팀은 바이오차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 전도성을 강화하기보다, 고유의 전자 교환 능력을 활용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바이오차' 최신호에 발표했다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바이오차는 목재·왕겨 등 바이오매스를 산소 없는 환경에서 열분해해 만든 숯 형태의 물질이다. 지속가능한 농업, 탄소 저장, 오염 정화 분야에서 주목받아왔다.

하지만 활성탄이나 그래핀 등 다른 탄소 소재에 비해 표면적이 좁고 전기 전도성이 낮아 활용에 한계가 있었다. 성능 개선을 위한 후처리 공정은 비용이 비싸고 2차 오염을 유발할 수 있다는 단점도 지적됐다.

연구팀은 바이오차의 가치가 단순히 구멍이 많은 흡착제가 아니라, 전자를 주고받고 저장하는 '산화환원' 능력에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오차 내부에 포함된 산소·질소 함유 작용기, 잔류 자유 라디칼 등이 이러한 전자 교환 능력(EEC)의 원천이다.

이러한 구조 덕분에 바이오차는 전자를 효율적으로 전달하거나 일시적으로 저장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는 미생물의 전자 전달 효율을 높여 유기 오염물질 분해를 촉진하고 에너지 회수율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특히 연구팀은 전도성이 낮은 바이오차가 오히려 전도성 높은 소재보다 더 뛰어난 성능을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자를 전달할 뿐만 아니라 일시적으로 저장하는 능력이 있어, 전자가 부족한 환경에서 기능적 이점을 갖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향후 바이오차 활용의 핵심 과제로 △산화환원 활성 부위의 접근성 확보 △전자 교환 능력의 표준화된 측정법 개발 △환경 노화에 따른 장기적 성능 변화 관찰 등을 꼽았다.

연구를 이끈 장밍양 교수는 "바이오차는 단순히 구멍 많은 흡착제가 아니라 전자 전달 과정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물질"이라며 "고유의 산화환원 특성을 이해하고 조절하면 더 지속가능한 환경 솔루션을 설계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공동 교신저자인 원융 교수는 "핵심은 다른 탄소 재료를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바이오차 자체의 강점을 중심으로 설계하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바이오차는 대규모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경쟁력 있는 소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