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및 치료를 받지 못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로 인해 캐나다에서만 연간 최대 11조원에 달하는 생산성 손실이 발생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11일(현지시간)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캐나다 내 ADHD 관련 연간 생산성 손실액은 60억~110억 캐나다달러(약 6조~11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ADHD는 성별과 거주 지역에 따라 진단과 치료 접근성에 큰 차이를 보여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연구 결과, 여성은 남성보다 평균 5년가량 ADHD 진단이 늦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남성이 과잉행동이나 충동성 등 외부로 드러나는 증상을 주로 보이는 반면, 여성은 주의력 저하나 정리의 어려움, 부정적 사고 등 내면적인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진단 지연은 더 심각한 증상으로 이어져 결국 개인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한 전문가는 "여성들이 평균적으로 5년간의 치료와 더 나은 삶을 살 기회를 잃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지역 간 의료 격차도 문제로 꼽혔다. 전문 의료 서비스가 부족하고 대기 시간이 긴 농촌이나 외딴 지역일수록 ADHD 진단과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때 진단받지 못한 ADHD는 불안이나 우울증 등 다른 정신 건강 문제로 오진되기 쉽다. 이는 불필요한 의료비 지출을 늘리고 사회 서비스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는 결과로 이어진다. 2018~2019년 미국에서는 ADHD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총 127억6000만달러(약 18조3700억원)에 달했으며, 이 중 생산성 비용이 81%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정신 건강을 포함한 의료 서비스 지출을 단순한 비용으로 볼 것이 아니라 '돌봄 경제'(care economy)에 대한 투자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캐나다에서 보건·교육 분야는 국내총생산(GDP)의 12.3%, 전체 유급 고용의 21%를 차지하는 주요 경제 동력이다.

연구진은 "ADHD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성인들의 진단 및 치료 수요가 늘고 있다"며 "모든 지역에 공평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국민 건강뿐 아니라 국가 경제 전반의 회복력을 키우는 데 필수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