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위적으로 태양 빛을 가려 지구 온난화를 늦추는 기술을 적용해도, 전 세계 바다의 4분의 1은 극심한 '해양 폭염'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미시간주립대 연구팀은 10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환경 연구: 기후'에 이같은 내용의 기후 시뮬레이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는 '성층권 에어로졸 주입'(SAI)이라는 태양 지구공학 기술의 해양 폭염 완화 효과를 분석했다.

성층권 에어로졸 주입은 비행기를 이용해 성층권에 황산화물 등 미세 입자를 살포, 태양 빛 일부를 반사시켜 지구의 온도를 낮추는 기술이다. 1991년 필리핀 피나투보 화산 폭발 당시 화산재가 햇빛을 가려 지구 평균 기온이 약 0.6도 하락한 현상에 착안했다.

연구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지구공학 기술을 공격적으로 적용해 지구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도 미만으로 억제하는 시나리오를 분석했다. 그 결과, 2035년에서 2069년 사이에도 북대서양과 북태평양, 열대 태평양 등 해역의 약 25%는 여전히 더 길고 뜨거운 해양 폭염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열대 대서양, 인도양, 북극해 등에서는 상당한 폭염 완화 효과가 나타나 지역별로 보호 효과가 매우 불균등했다. 기술을 온건하게 적용해 기온 상승을 1.5도로 억제하는 시나리오에서는 해양 폭염 완화 효과를 보는 해역이 20~25%에 그쳤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직접 줄이지 못해 해양 산성화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기술이 적용되다가 갑자기 중단될 경우, 그동안 억제됐던 온난화 효과가 한꺼번에 나타나 전 지구적인 기온이 급등하는 '종료 쇼크'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를 이끈 피비 자네츠케 교수는 "배출가스를 줄이는 것이 기후 변화를 완화하는 가장 효과적인 조치이자 최우선 과제"라며 "지구공학 기술은 배출 감축의 대체재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