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속 '히스타민 뉴런'의 활성도에 따라 저장된 기억을 꺼내 쓰는 능력이 좌우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본 나고야시립대 의학연구과 노무라 히로시 교수 연구팀은 11일(현지시간) 뇌 시상하부에 있는 히스타민 뉴런의 활동이 기억 접근성을 조절하는 '관문'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뉴런'(Neuron)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쥐를 대상으로 소리 자극과 설탕물 보상을 연관 짓도록 훈련했다. 이후 쥐가 소리를 들었을 때 설탕물을 기대하며 핥는 행동을 보이는지 관찰해 기억 인출 여부를 확인했다.
관찰 결과, 소리 자극이 주어지기 직전 뇌 히스타민 뉴런의 활동 수준이 높았던 쥐는 강한 기억 기반 반응을 보였다. 반면 히스타민 뉴런 활동이 낮았을 때는 동일한 자극에도 반응이 약했다.
연구팀은 인과관계를 명확히 하고자 실시간으로 히스타민 뉴런 활동을 감시하며 특정 상태에서만 소리 자극을 주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히스타민 활성도가 높을 때 자극을 주면 낮을 때보다 기억에 기반한 반응이 약 40% 더 높게 나타났다.
또한 광유전학 기술로 뉴런 활동을 직접 조작하는 실험도 수행했다. 소리 자극 직전에 히스타민 뉴런을 억제하자 기억 반응이 줄었고, 반대로 활성화하자 반응이 증가했다. 이는 히스타민 뉴런이 기억 인출에 직접적인 원인임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이 과정에서 학습된 보상과 관련된 뇌 영역인 '편도체'의 역할도 확인했다. 히스타민 뉴런이 억제되면 편도체에서 기억과 관련된 신경 패턴이 약해지고 불안정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무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뇌의 내부 상태가 특정 순간에 저장된 기억에 접근할 수 있는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기억 인출을 단순히 저장된 흔적을 읽는 과정으로 보는 것에서 나아간 새로운 관점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노화나 치매와 같이 시간에 따라 인지 기능이 변동하는 상태를 연구하는 데 새로운 틀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