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존층 파괴 물질인 염화불화탄소(CFC)의 대체재가 분해 과정에서 '영원한 화학물질'을 대량 생성해 전 지구적으로 확산시키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랭커스터대 연구팀은 11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지구물리학 연구 회보'에 CFC 대체재가 분해되면서 트리플루오로아세트산(TFA)을 형성, 전 세계 환경에 축적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TFA는 자연적으로 잘 분해되지 않아 '영원한 화학물질'로 불리는 과불화화합물(PFAS)의 일종이다. 연구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2년까지 CFC 대체재와 마취 가스 분해로 인해 총 33만5000t(톤)이 넘는 TFA가 대기에서 지표면으로 축적됐다.
이는 1987년 오존층 보호를 위해 CFC 사용을 금지한 '몬트리올 의정서' 채택 이후 나타난 예상치 못한 결과다. 당시 CFC의 대안으로 수소염화불화탄소(HCFC), 수소불화탄소(HFC) 등이 널리 사용됐는데, 이 물질들이 대기 중에서 TFA를 생성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것이다.
연구팀은 정교한 대기 이동 모델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CFC 대체재에서 비롯된 전 세계 TFA 축적량은 2000년에서 2022년 사이 3.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CFC 대체재는 대기 중에 수천 km를 이동할 수 있어 산업 오염원이 없는 청정 지역에서도 TFA가 검출됐다. 연구팀은 최근 북극 빙하 코어에서 TFA 농도가 급증한 현상도 CFC 대체재의 장거리 이동과 분해로 설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를 이끈 루시 하트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CFC 대체재가 대기 중 TFA의 지배적인 공급원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현재 검출되는 TFA 수준이 인체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지는 않는다고 규제 당국은 보고 있다. 하지만 TFA가 환경에 한번 축적되면 거의 사라지지 않고 계속 쌓이는 만큼 과학계의 우려는 크다.
공동 저자인 라이언 호사이니 교수는 "TFA는 널리 퍼져 있고 지속성이 매우 높으며 검출되는 양도 증가하고 있어 오염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