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잔 정도의 적당한 음주는 건강에 좋다'는 오랜 통념이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 매일 단 한 잔의 술도 질병 발생과 조기 사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11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알코올·약물 연구 저널'(Journal of Studies on Alcohol and Drugs)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하루 한 잔 수준의 '적당한 음주'가 비음주자보다 건강 문제 발생 및 조기 사망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알코올이 심장질환, 간질환, 암을 포함한 200개 이상의 다양한 건강 상태와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음주로 인한 건강 위험은 특정 기준점을 넘어서야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소량의 음주부터 점진적으로 증가한다고 지적했다.

과거 일부 연구에서 나타난 '적당한 음주의 심장병 예방 효과'는 다른 생활 습관 요인이 결과에 혼동을 준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연구팀은 적당한 음주를 하는 이들이 일반적으로 비음주자보다 소득 수준이 높고 식단이 건강하며, 운동을 더 많이 하는 경향이 있어 알코올의 순수한 효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알코올의 발암 위험성 또한 재확인됐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헬스'에 실린 또 다른 연구는 하루 한 잔 미만의 소량 음주도 유방암, 간암, 대장암, 구강암 등 다양한 암 발병 위험을 높인다고 경고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알코올을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일부 연구에서 소량의 음주가 특정 심장질환 및 뇌졸중 위험을 약간 낮출 수 있다는 결과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암과 만성질환 등 더 큰 위험이 이러한 미미한 이점을 압도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 보건 당국은 음주 가이드라인을 강화하는 추세다. 세계보건기구는 "건강을 해치지 않는 '안전한' 알코올 섭취량이란 없으며, 적게 마실수록 건강에 더 좋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