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물 없이 3분 안에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기술이 개발돼 커피 산업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UNSW) 연구팀은 11일(현지시간) 고주파 음파를 이용해 상온에서 커피를 추출하는 '초음파 에스프레소'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기존 방식 대비 에너지 소비를 최대 75%까지 줄일 수 있다.

이 기술의 핵심은 초음파다. 에스프레소 바스켓 측면에 부착된 변환기가 빠른 진동을 일으킨다. 이 진동은 물속에서 '음향 공동현상'(acoustic cavitation)을 유발해 수많은 미세 기포를 생성하고 터뜨린다.

기포가 터질 때 발생하는 미세한 제트 기류가 원두 표면을 분해해 맛과 향, 오일, 카페인 성분을 빠르게 추출한다. 열에너지를 기계적 에너지로 대체하는 원리다.

이는 12~24시간이 걸리는 콜드브루와는 다른 방식이다. 초음파 추출법은 약 2분 30초에서 3분 만에 에스프레소와 같은 농도의 커피를 만들어낸다. 연구팀은 이를 위해 물과 원두의 비율, 분쇄도 등 여러 변수를 최적화했다.

연구팀이 일반 커피 소비자 약 1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블라인드 테스트 결과, 참가자들은 전통적인 에스프레소와 초음파 에스프레소의 맛을 구분하지 못했다. 향, 풍미, 쓴맛, 전반적인 선호도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가정이나 소규모 카페에서는 에너지 절감 효과가 미미할 수 있지만, RTD(Ready-to-Drink) 커피 제품을 대량 생산하는 기업에게는 상당한 이점이 될 수 있다. 에너지 사용량뿐만 아니라 공정 시간 단축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UNSW는 이 기술에 대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