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의 쇼핑 중심축이 면세점에서 백화점으로 이동하면서 유통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1일 하나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면세점에 집중됐던 외국인 소비가 2026년에는 백화점으로 분산되며 관련 기업들의 가치 평가도 달라지는 양상이다.

호텔신라는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매출 성장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이 회사의 2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500억원으로, 전년 동기 90억원 대비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이는 공항 면세점 손실 축소와 시내 면세점 수익성 개선, 호텔 부문 호조 덕분이다.

공항 면세점은 연간 1000억원에 달하던 영업손실이 500억원 이하로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 4월 인천공항 DF1 사업을 종료하면서 적자 요인이 줄었기 때문이다. 시내 면세점은 도매 할인율이 과거 55%에서 최근 35%까지 하락하는 등 수익성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호텔 부문 역시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비즈니스호텔 '신라스테이'는 전국 16개 지점에서 80%대 투숙률을 유지 중이다.

하지만 매출 성장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인천공항 DF1 사업 중단으로 단기적인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율(23%)에 비해 시내 면세점 매출 성장률(12%)이 낮은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호텔 사업 역시 투숙률이 상단에 근접해 객실료를 10% 내외로 인상하며 성장을 모색해야 하는 실정이다.

반면 백화점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었다. 2016년 외국인 관광객 매출 비중이 1%에 불과했지만, 최근에는 7%까지 상승했다. 백화점의 외국인 매출은 전년 대비 100% 증가하며 전체 성장률을 3%포인트가량 끌어올리고 있다.

과거 단체 관광객이 면세점에서 화장품을 구매하던 것과 달리, 현재는 개별 여행객이 백화점에서 명품(매출 비중 50%)과 패션 상품을 주로 소비하는 패턴으로 바뀌었다. 보고서는 외국인 관광객이 3000만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나증권은 일본 사례를 들어 국내 백화점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일본은 외국인 관광객이 4000만명을 넘어서며 백화점의 외국인 매출 비중이 15%까지 올랐고, 주가수익비율(PER)은 18배까지 상승했다. 한국 백화점은 명품 소비가 집중된다는 점에서 일본보다 더 높은 가치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신세계, 현대백화점, 롯데쇼핑 등 백화점 3사의 평균 주가수익비율은 10배 내외에 머물러 있어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