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는 13일 정례회의를 열고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사업자로 NXT컨소시엄과 KDX 2곳에 대해 예비인가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NXT컨소시엄에 대해서는 기술탈취 문제가 제기되어 공정거래위원회의 행정조사가 개시될 경우 본인가 심사를 중단하는 조건을 붙였다.

금융위는 지난해 9월 공개한 인가 운영방안과 심사기준에 따라 금융감독원 외부평가위원회가 평가한 점수를 기준으로 2개 사업자를 선정했다. 투자자 보호와 시장 효율성을 위해 신규 인가 개수를 최대 2곳으로 제한했다.

외부평가위원회 평가 결과 NXT컨소시엄이 1000점 만점에 750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KDX는 725점으로 2위를 기록했다. 루센트블록은 653점으로 3위에 그쳤다.

NXT컨소시엄은 자기자본 90점, 사업계획 190점, 대주주적격성 100점, 지배구조 등 이해상충방지 90점, 그 외 항목 280점을 받았다. KDX는 자기자본 100점, 사업계획 205점, 대주주적격성 50점, 지배구조 등 이해상충방지 80점, 그 외 항목 290점으로 평가됐다.

루센트블록은 NXT컨소시엄과 97점, KDX와 72점 차이가 났다. 외부평가위원회는 루센트블록에 대해 "자기자본이 타사 대비 현저히 낮고 출자금 조달방안의 실현가능성이 유동적"이라고 평가했다.

사업계획 측면에서도 "장외거래소 운영에 대한 장기적 전략이 미흡하며 금융회사로서의 관련 규정이 미흡하고 법령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지적을 받았다.

금융위는 NXT컨소시엄에 대해 루센트블록이 제기한 기술탈취 문제를 고려해 조건부 예비인가를 결정했다. 공정거래법에 따른 공정위의 행정조사가 개시되는 경우 본인가 심사절차가 중단된다.

외부평가위원회는 "발표 및 질의응답에서 확인된 사항에 따르면 넥스트레이드의 기술탈취 관련 이슈는 평가 요소에 반영할 객관적 근거가 부족하다"며 "업무 협력은 있었던 것으로 보이나 기술 탈취 등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외부평가위원회를 통해 한 차례 평가가 이루어졌지만 만약 공정위의 공식 행정조사가 개시되면 향후 공정위 판단을 존중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이번 심사에서 스타트업에 대한 3가지 우대조치를 적용했다. 벤처투자촉진법상 벤처펀드 투자금을 자기자본으로 인정했고, 샌드박스 사업자에 대해 최대 50점의 가점을 부여했다.

기존 스타트업 법인 자체에도 컨소시엄 가점을 인정했다. 통상 금융회사 인가 시 컨소시엄은 신설법인에 대해서만 인정되지만, 스타트업의 자본금 마련 부담을 고려해 예외를 뒀다.

NXT컨소시엄은 넥스트레이드가 최대주주이며 뮤직카우,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 한양증권, 유진투자증권 등 10개 금융회사와 다수 핀테크사가 참여했다. KDX는 키움증권, 교보생명, 카카오페이증권이 공동 최대주주이며 흥국증권, 한국거래소 등 20여 개 증권사와 다수 핀테크사가 포함됐다.

조각투자는 음원, 부동산, 항공기엔진 등 기초자산을 쪼개어 소액으로 분산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2017년 뮤직카우가 음원 조각투자 사업을 개시한 이후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총 6개 사업자가 조각투자 관련 금융규제 샌드박스 지정을 받았다.

지난해 기준 서비스를 개시한 4개 샌드박스 사업자의 연간 유통채널 거래금액 합계는 약 145억 원(매수액 기준)이다. 뮤직카우가 84억 원, 루센트블록 33억 원, 카사코리아 21억 원, 펀드블록글로벌 8억 원을 기록했다.

유통 수수료는 거래대금의 0.2%(부동산)에서 0.8%(음원) 수준이며 연간 수수료 수익은 약 1억 5000만 원 정도의 소형 시장이다.

금융위는 2022년 4월 "조각투자 등 신종증권 사업 관련 가이드라인"을 통해 발행 사업자와 장외거래소를 함께 운영하는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이해상충을 방지하기 위해 발행시장과 유통시장을 분리하는 원칙을 밝혔다.

이에 따라 조각투자 샌드박스 사업자는 자신이 발행한 조각투자 증권에 한하여 샌드박스 기간에만 유통채널 운영이 허용됐다. 샌드박스 한시 유통채널은 해당 사업자가 발행한 증권으로 제한되지만, 조각투자 장외거래소는 모든 조각투자 증권을 거래 대상으로 한다.

금융위는 지난해 2월 발행 스몰라이센스 입법예고 시 "향후 발행-유통 분리 원칙에 따라 발행과 유통 중 하나의 업무를 선택하여 인가를 신청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예비인가를 받은 NXT컨소시엄과 KDX는 6개월 이내에 예비인가의 내용 및 조건을 이행한 후 금융산업구조개선법상 출자승인 및 본인가를 신청해야 한다. 본인가가 최종 승인되면 영업을 개시할 수 있다.

루센트블록은 다른 조각투자 사업자들처럼 발행 라이선스를 신청할 경우 기존 사업을 계속 영위할 수 있다. 현재 루센트블록 외 5개 샌드박스 사업자는 발행 인가를 신청하여 심사를 받는 중이다.

루센트블록이 발행 인가를 신청하지 않거나 인가를 받지 못한 경우, 지난해 5월 루센트블록이 금융위에 제출한 처리계획에 따라 조각투자 증권은 연계 증권사인 하나증권이 관리하고 기초자산인 부동산은 신탁사가 관리한다.

금융위는 지난달 1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토큰증권법(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 개정안)과 관련해 다음 달 출범 예정인 토큰증권 협의체를 통해 장외거래소 인가체계를 정비하기로 했다.

토큰증권법은 공포 1년 후 시행되며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토큰증권 방식의 신탁수익증권 발행·유통이 가능해진다. 투자계약증권도 장외거래소를 통한 유통이 허용된다.

금융위는 "조각투자에 대한 투자수요 증가 추이 등을 보아가며 경쟁과 혁신지원을 위해 향후 추가인가를 검토하기로 논의했다"고 밝혔다.

만약 공정위가 NXT에 대한 기술탈취 관련 행정조사에 착수하여 심사중단 기간이 장기화되거나 결격사유가 확정되면 금융위 정례회의를 통해 조각투자 장외거래소에 대한 인가정책을 재논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