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에 대한 체벌이 학업 성취도를 낮추고 문제 행동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연구팀은 10일(현지시간) 영국 아동 1만9000여명을 장기 추적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3세, 5세, 7세에 체벌을 경험한 아동은 그렇지 않은 아동보다 중등교육자격시험(GCSE)에서 주요 과목 5개 이상 C등급 이상을 받지 못할 확률이 5.7%포인트 높았다.

문제 행동을 할 가능성도 커졌다. 유년기에 체벌을 경험한 아동은 14세에 타인을 괴롭히거나 밀치는 등 위험한 행동에 가담할 확률이 40% 더 높았다. 17세가 됐을 때도 이러한 경향성은 26%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14세 청소년의 경우, 유년기 체벌 경험자는 비경험자에 비해 다른 사람을 때리거나 밀칠 가능성이 35%, 사이버 불링에 가담할 가능성이 26% 더 높았다.

이번 연구는 2000~2002년 영국에서 태어난 아동 약 1만9000명의 삶을 추적하는 '밀레니엄 코호트 연구(MCS)' 데이터를 활용했다. 연구팀은 9개월부터 17세까지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해 체벌이 아동의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연구를 이끈 안야 하일만 박사는 "우리의 연구 결과는 체벌이 아무런 이점이 없으며 아동의 발달과 복지에 해로운 결과와 관련이 있다는 이전 증거들을 확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잉글랜드와 북아일랜드는 스코틀랜드와 웨일스를 따라 '합리적 처벌'이라는 법적 방어 조항을 없애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재 스코틀랜드, 웨일스를 포함한 전 세계 70개국에서 아동 체벌을 금지하고 있지만, 잉글랜드와 북아일랜드에서는 '합리적 수준의 처벌'이라는 명목하에 여전히 허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