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을 활용해 블랙홀 주변의 복잡한 물리 현상을 시뮬레이션하는 새로운 연구 방식이 천체물리학계의 오랜 난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오픈AI에 따르면 미국 애리조나대학교의 천체물리학자 치콴 찬 연구원은 오픈AI의 코딩 AI 모델 '코덱스'를 사용해 블랙홀 주변 플라스마의 움직임을 모의실험하는 알고리즘을 개발 중이다.

블랙홀 주변의 초고온 플라스마는 전자와 이온으로 구성된 물질로, 입자들이 서로 충돌하지 않고 자기장을 따라 나선형으로 움직이는 특성이 있다. 기존 시뮬레이션은 이 미세한 움직임을 모두 계산해야 해 막대한 컴퓨팅 자원이 소모되는 한계가 있었다.

찬 연구원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코덱스를 활용했다. 코덱스는 입자의 모든 움직임을 직접 추적하지 않고도 전체적인 운동을 수학적으로 모델링할 수 있는 새로운 알고리즘 후보들을 생성한다.

연구팀은 코덱스가 제안한 여러 알고리즘을 검증하고 테스트하며 가장 효율적인 방식을 찾는다. 찬 연구원은 "AI가 제안한 아이디어라도 엄격한 검증을 거쳐야 한다"며 "AI는 과학적 발견을 가속하는 도구"라고 설명했다.

찬 연구원은 2019년 인류 최초의 블랙홀 이미지를 공개한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EHT) 프로젝트의 일원이다. 현재 EHT 팀은 M87 은하 중심에 있는 초거대 블랙홀의 첫 동영상 제작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연구가 성공하면 수십조 개의 입자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수십 년간 풀지 못했던 블랙홀 물리학 연구의 새로운 장을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