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세포가 필요한 단백질을 현장에서 직접 만들어 쓴다는 '국소 단백질 합성' 현상을 규명한 과학자 4명이 2026년 카블리상 신경과학 분야 수상자로 선정됐다.

노르웨이 과학한림원은 10일(현지시간) 크리스틴 홀트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 켈시 마틴 미국 사이먼스 재단 소속 과학자, 에린 슈만 독일 막스플랑크 뇌연구소장, 오즈월드 스튜어드 등 4명을 올해 카블리상 신경과학 분야 공동 수상자로 발표했다.

이들은 뇌 발달과 가소성(학습·기억 등에 따라 변하는 능력)에 국소 단백질 합성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밝혀낸 공로를 인정받았다. 수상자들은 상금 100만달러(약 14억4000만원)를 나눠 받게 된다.

이들의 발견은 뇌세포(뉴런)가 세포체 중심부에서만 단백질을 만든다는 기존 학계의 정설을 뒤집은 혁신적인 연구 성과다. 뇌세포가 수많은 연결 지점인 시냅스에서 필요한 단백질을 국소적으로 직접 합성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발견으로 단일 뇌세포에 있는 수천 개의 시냅스가 어떻게 독립적으로 기능하며 정보 처리 능력을 발휘하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이는 뇌가 단 몇 분 만에 새로운 것을 학습할 수 있는 극도의 효율성을 설명하는 핵심 기전이다.

수상자들은 수십 년에 걸친 연구로 이 같은 사실을 규명했다. 스튜어드는 시냅스 말단에서 단백질 합성 기구가 존재함을 처음 발견했다. 슈만과 마틴은 각각 뇌 가소성과 학습 과정에서 국소 단백질 합성이 필수적임을 증명했다. 홀트는 발생 중인 신경섬유가 세포체와의 연결 없이도 스스로 단백질을 공급하며 경로를 찾는다는 것을 보여줬다.

카블리상 위원회는 이들의 연구가 뇌세포의 가소성에 대한 이해를 근본적으로 바꿨으며, 향후 다양한 신경 및 정신 질환 치료법 개발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카블리상은 노르웨이 과학한림원 등이 천체물리학, 나노과학, 신경과학 등 3개 분야에서 획기적인 연구 성과를 낸 과학자에게 2년마다 수여하는 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