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하가 실제로는 다른 은하들을 집어삼키는 거대한 충돌과 병합을 통해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는 사실을 밝혀낸 과학자들이 2026년 카블리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노르웨이 과학한림원은 10일(현지시간) 바실리 벨로쿠로프, 아미나 헬미, 로드리고 이바타 등 3명을 올해 카블리상 천체물리학 분야 공동 수상자로 발표했다. 이들은 상금 100만달러(약 14억4000만원)를 나눠 받게 된다.

이들은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우리은하가 안정적이고 아름다운 나선형 은하'라는 통념을 뒤집었다. 연구팀은 우리은하의 중력에 의해 찢겨나간 왜소은하의 잔해인 '별의 흐름'(stellar streams)을 분석하는 '우주 고고학' 연구를 수행했다.

이 분석을 통해 우리은하가 수십억 년에 걸쳐 주변의 작은 은하들을 집어삼키며 성장해왔다는 '계층적 병합'의 화석 증거를 찾아냈다. 이는 은하 형성이 점진적 과정이 아닌, 폭력적인 충돌을 통해 이뤄진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페르 바르트 릴리에 카블리상 천체물리학 위원회 의장은 "수상자들은 우리은하가 수십억 년 전 거대한 우주 충돌에서 살아남은 생존자임을 증명하는 흔적을 사용했다"며 "이는 우주 형성 방식에 대한 혁명적인 시각을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이번 발견은 우리은하를 구성하는 암흑물질의 분포와 구조를 파악하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별의 흐름이 '우주 지진계'처럼 작용해 은하의 중력 분포를 측정하는 단서가 되기 때문이다.

카블리상은 노르웨이 과학한림원과 교육연구부, 미국 카블리 재단이 공동으로 수여하는 상이다. 2년마다 천체물리학, 나노과학, 신경과학 등 3개 분야에서 획기적인 연구 성과를 낸 과학자에게 주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