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년 전 북아프리카인들이 정착한 카나리아 제도에서 어류를 체계적으로 수확하고 가공·보존했던 흔적이 발견됐다.
스페인 라스팔마스데그란카나리아대 조너선 산타나 교수 연구팀은 10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카나리아 제도의 그란카나리아섬 해안에 있는 11~13세기 유적지 '플라야 치카'에서 나온 고고학적 증거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유적지에서는 다량의 생선 비늘과 함께 비늘을 벗기는 도구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염소 뿔이 발견됐다. 이는 해당 장소가 어획물을 전문적으로 처리하던 공간이었음을 시사한다.
특히 연구팀은 소나무 장작 등 연기가 많이 나는 식물을 태운 흔적을 발견했다. 이를 통해 당시 사람들이 생선을 훈제하거나 건조해 장기간 보존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이콥 모랄레스 고고식물학자는 "이곳 사람들은 요리에 쓰던 일반 장작 대신 저온에서 연기가 많이 나는 식물을 의도적으로 모았다"며 "이는 수분을 줄여 생선을 보관하거나 내륙 공동체와 교환하기 위한 초기 형태의 식품 보존 방식"이라고 밝혔다.
유적지에서 나온 생선 뼈 대부분은 연안 어종이었으며, 돼지 엄니로 만든 낚싯바늘도 함께 발견됐다. 연구팀은 이를 근거로 당시 주민들이 그물과 낚싯줄을 이용해 섬 가까이에서 조업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조너선 산타나 교수는 "플라야 치카는 단순히 해산물을 먹던 장소가 아니라, 해양 식품을 포획, 가공, 보존하는 데 특화된 공간이었다"며 "이는 해안이 당시 경제와 삶의 방식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