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지진 관측 데이터에 숨겨진 고래의 울음소리를 96% 이상의 정확도로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중국 광시민족대학교의 줘 샤오 연구원이 이끄는 연구팀은 시각 인공지능 모델을 활용해 지진 데이터에서 브라이드고래의 소리를 분리·탐지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국제학술지 '지진학 연구 회보'(Seismological Research Letters)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미지 분할에 특화된 AI 모델 'SAM'(Segment Anything Model)을 활용했다. 고래 소리를 주파수 변화에 따라 시각화한 '스펙트로그램'을 이미지로 간주하고 AI가 소리 신호를 찾아내도록 한 것이다.

이 AI 모델은 사전에 고래 소리 데이터를 학습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북부만 셰양섬의 단일 지진 관측소에서 기록된 데이터만으로 고래 소리를 정확하게 식별했다. 심지어 연구원들이 수동으로 분석했을 때 놓쳤던 신호까지 일부 발견했다.

분석 결과 브라이드고래의 소리 패턴이 계절에 따라 다른 점도 확인됐다. 겨울에는 개체 간 소리 신호 간격이 짧아져 활발한 소통을, 여름에는 간격이 길어져 단독 활동이 많아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고래의 계절별 활동, 행동 변화, 개체 수 등을 파악하는 비침습적이고 확장 가능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음향 모니터링은 주변 소음과 고래 소리를 구분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해당 모델은 아일랜드의 긴수염고래와 캐나다의 대왕고래 녹음 데이터에서도 우수한 성능을 보여 범용성을 입증했다. 줘 샤오 연구원은 "대규모 일반 이미지로 사전 훈련된 파운데이션 모델의 힘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연구팀은 향후 음향, 지진 등 여러 종류의 데이터를 결합하고 고래목 동물에 특화된 AI 모델을 개발해 탐지 성능을 더욱 향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