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새 마나킨의 현란한 구애춤은 과일 위주로 식단을 바꾼 진화의 산물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이스트캐롤라이나대, 일본 도쿄과학대, 독일 막스플랑크 생물지능연구소 등이 참여한 국제 공동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 결과를 10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발표했다.
중앙·남아메리카 열대우림에 서식하는 마나킨 수컷은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 공중제비, 날개 부딪치기 등 격렬하고 화려한 춤을 춘다. 연구팀은 이런 행동에 필요한 막대한 에너지를 과일 식단에서 얻었을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이 마나킨의 유전체를 분석한 결과, 이들은 진화 과정에서 단맛을 느끼는 수용체를 독자적으로 재발달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에너지 효율이 높은 잘 익은 과일을 선별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했다.
야스카 토다 도쿄과학대 교수는 "마나킨은 다른 새들과 다른 방식으로 단맛 감각을 재획득했다"며 "열대우림의 풍부한 과일이 수컷의 놀라운 구애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제공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화 능력에서도 핵심적인 변화가 발견됐다. 포유류의 젖당 분해 효소인 '락타아제'의 활성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락타아제는 덜 익은 과일의 특정 화합물을 분해해 당 흡수를 방해하는데, 이 기능이 약화되면서 오히려 과일의 에너지를 더 효율적으로 흡수하게 됐다.
연구팀은 유전체 분석과 실험을 통해 이러한 식단 관련 변화가 화려한 구애 행동이나 번식 체계가 나타나기 훨씬 이전에 먼저 일어났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식단의 변화가 복잡한 사회적 행동 진화의 발판이 된 셈이다.
크리스토퍼 발라크리슈난 이스트캐롤라이나대 교수는 "처음에는 화려한 깃털이나 춤에 관심이 있었지만, 유전체에서 두드러진 것은 맛과 소화를 담당하는 유전자였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