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젬픽·위고비 등 비만 치료제 열풍이 영국 슈퍼마켓 매출에 1조4000억원 규모의 타격을 입힌 것으로 나타났다.

10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서카나(Circana)에 따르면, 비만 치료제 사용 증가로 지난 1년간 영국 슈퍼마켓 업계의 매출이 8억 파운드(약 1조4000억원) 감소했다.

이른바 '오젬픽 효과'로 불리는 현상이다.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의 비만 치료제는 식욕을 억제해 음식물 섭취량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이 약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식료품 구매 자체를 줄이면서 소매업계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과자, 케이크, 사탕류 등 고열량 간식과 주류, 계산대 앞에서 즉흥적으로 구매하는 상품들의 매출 감소가 두드러졌다. 서카나는 치료제 사용자의 장바구니 크기가 줄고 매장 방문 빈도 또한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서카나는 오는 2035년까지 영국 인구의 17%가 비만 치료제를 사용하게 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 경우 슈퍼마켓 업계의 연간 매출 손실액은 73억 파운드(약 13조원)에 달할 수 있다.

아난다 로이 서카나 연구원은 "오젬픽 효과는 지금 일어나고 있는 실제 현상"이라며 "소매업체들은 매장 구성과 상품 전략을 재고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네슬레와 같은 글로벌 식품 기업들은 비만 치료제 사용자를 위한 맞춤형 제품 개발에 나서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고단백, 고섬유질, 저칼로리 등 영양을 보충하면서도 양을 조절한 제품들이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