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새소리가 세대를 거쳐 '인기곡'처럼 널리 퍼지는 이유가 주변 환경의 물리적 특성 때문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플로리다 애틀랜틱대 연구팀은 10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바이오어쿠스틱스'(Bioacoustics)에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새소리가 환경을 통과하며 어떻게 변하는지 분석해 문화적 전승과의 연관성을 규명한 것이다.
연구팀은 미국 남동부 소나무 평원에 서식하는 '바크만 참새'(Peucaea aestivalis)를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이 참새 수컷은 평균 48가지의 노래를 부를 정도로 레퍼토리가 넓으며, 일부 노래는 널리 공유되지만 특정 개체만 부르는 희귀한 노래도 있다.
연구팀이 널리 퍼진 '일반적인' 노래와 '희귀한' 노래의 음향 특성을 비교하고 소리 전파 실험을 진행한 결과, 두 노래 유형 간에 뚜렷한 차이가 발견됐다.
일반적인 노래는 희귀한 노래보다 주파수가 높고 주파수 대역폭이 넓으며 음절 속도가 빠른 특성을 보였다. 또한, 환경을 통과하면서 소리가 변형되거나 약해지는 정도가 덜해 음향적 선명도를 더 잘 유지했다.
이는 어린 새들이 결정적인 학습 기간에 일반적인 노래를 더 또렷하게 들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해당 노래가 복제되어 다음 세대로 이어질 확률이 높아지는 셈이다.
연구팀은 나무 밀도나 바람 속도 같은 환경 조건도 소리 전달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나무 밀도가 높아질수록 희귀한 노래의 음향적 식별성이 떨어져 어린 새가 배우기 더 어려워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의 주 저자인 린디 앤더슨 부교수는 "널리 공유되는 노래는 환경을 통과하면서 더 선명하게 유지되기 때문에 내재적인 이점을 가질 수 있다"며 "노래 구조의 미세한 차이가 소리의 변형 저항성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팀은 환경적 요인이 새소리 문화의 전부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어떤 노래가 최종적으로 살아남을지는 사회적 학습, 스승 선택, 성선택 등 다른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결정된다는 것이다.
논문의 제1 저자인 한스 곤젬바흐 박사는 "환경적 전달이 학습의 장을 마련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어떤 노래가 집단 내에 자리 잡을지는 사회적 상호작용이 결정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