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기술을 악용한 사기가 확산하면서 영국 국민 4명 중 3명은 인공지능(AI) 생성 콘텐츠에 대한 법적 표기 의무화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현지시간) 영국 자유민주당이 의뢰한 연구에 따르면, 성인 223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3%가 AI로 만든 가짜 영상에 라벨을 붙이는 법적 요건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는 최근 정치인 나이절 패라지가 앤드루 베일리 영란은행 총재를 공격하는 내용의 딥페이크 영상이 소셜미디어에서 확산한 데 따른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해당 영상은 해외 암호화폐 사기 사이트로 이용자들을 유인하는 데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베일리 총재는 성명을 통해 "영란은행 등을 사칭한 가짜 광고가 늘고 있다"며 "온라인에서 대중을 착취하려는 사기 범죄에 경계를 늦추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정치권에서도 규제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빅토리아 콜린스 자유민주당 대변인은 "현실을 왜곡하는 AI 생성물이 범람하고 있다"며 "식품에 성분 표시를 하듯, 우리가 보고 읽는 콘텐츠가 무엇인지 알 수 있도록 디지털 표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방송통신규제기관인 오프콤(Ofcom)이 집행하는 법적 라벨링 시스템 도입을 요구했다.

현재 틱톡 등 일부 플랫폼은 AI 콘텐츠를 식별하는 조치를 시행하고 있지만, X(옛 트위터)는 관련 지침이 명확하지 않아 플랫폼별로 규제 수준이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