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에서도 안정적으로 '꿈의 신소재' 탄소나노튜브(CNT)를 더 길고 균일하게 성장시킬 수 있는 새로운 촉매 기술이 개발됐다.

일본 긴다이대학 연구팀은 철(Fe) 촉매에 희토류 원소인 스칸듐(Sc)을 추가하면 고온 환경에서 촉매의 안정성이 크게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카본'(Carbon) 최신호에 발표했다고 10일 밝혔다.

탄소나노튜브는 기계적 강도와 전기·열 전도성이 뛰어나 차세대 기술의 핵심 소재로 꼽힌다. 하지만 합성을 위한 촉매 나노입자가 고온에서 점차 비활성화돼 고품질의 긴 CNT를 대량 생산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철 촉매에 스칸듐(Sc), 에르븀(Er), 가돌리늄(Gd) 등 3종의 희토류 원소를 각각 보조 촉매로 사용해 CNT 성장 효율을 비교했다. 섭씨 800도 환경에서는 세 종류 모두 촉매 수명을 연장하는 효과를 보였다.

하지만 온도를 섭씨 900도로 높이자 차이가 뚜렷해졌다. 에르븀이나 가돌리늄을 사용한 촉매는 7~8분 만에 비활성화된 반면, 스칸듐을 추가한 촉매는 약 18분간 활성 상태를 유지했다. 촉매 수명이 2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분석 결과 스칸듐은 고온에서 철 나노입자들이 서로 뭉치는 현상을 억제하고, 촉매 활성에 유리한 산화 상태를 유지하도록 돕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안정화 효과 덕분에 고온에서도 더 오랫동안 CNT를 생성할 수 있었다.

연구를 이끈 히사시 스기메 부교수는 "이번 연구는 스칸듐이 CNT 성장 과정에서 철 촉매의 내구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촉매 안정성 유지는 더 길고 우수한 품질의 CNT를 효율적으로 생산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고온 반응에 철과 스칸듐으로 구성된 이원 촉매 시스템이 보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고성능 배터리의 전극 소재나 차세대 바이오센서 개발 등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