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을 이용해 뇌종양 진단에 걸리는 시간을 수 주에서 단 몇 분으로 줄이는 기술이 개발됐다.
독일 암 연구센터(DKFZ)와 하이델베르크 의과대학 공동 연구팀은 10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캔서'에 표준 현미경 조직 검사만으로 뇌종양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분류하는 AI 시스템 '헤타이로스'(Hetairos)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현재 뇌종양 정밀 진단에는 종양의 분자 특성을 분석하는 'DNA 메틸화 분석'이 표준으로 쓰인다. 하지만 이 방식은 전문 장비와 인력이 필요하고, 결과가 나오기까지 평균 12일이 걸리는 단점이 있었다.
연구팀이 개발한 헤타이로스는 환자의 디지털화된 조직 검사 이미지를 분석해 뇌종양을 진단한다. 4개 대륙 11개 의료센터에서 확보한 환자 9606명의 조직 검사 이미지 1만1000여개를 학습했다.
이를 통해 세계보건기구(WHO)의 중추신경계 종양 분류 체계 거의 전체에 해당하는 102가지 분자 아형을 구분할 수 있다.
특히 헤타이로스는 높은 확신도를 보인 사례(전체의 50~70%)에서 87~88%의 정확도를 기록했다. 이는 숙련된 전문의의 정확도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연구팀이 5명의 국제적인 신경병리학 전문의에게 210개 사례의 진단을 맡긴 결과, 전문의들의 평균 정확도는 30%에 그친 반면 헤타이로스는 68%를 기록했다.
실제 임상 환경에서 진행된 연구에서도 진단 시간 단축 효과가 입증됐다. 기존 방식으로는 평균 12일이 걸리던 분자 진단이 헤타이로스를 이용하자 조직 검사 이미지 디지털화 이후 12분 만에 완료됐다.
연구팀은 헤타이로스가 기존 분자 진단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고 가속하는 지원 도구라고 설명했다. 종양 조직이 부족하거나 기존 검사로 결과가 불분명할 때 특히 유용할 전망이다.
펠릭스 삼 하이델베르크 의대 교수는 "AI가 숙련된 전문가도 구별하기 어려운 미세한 형태학적 패턴을 인식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표준 조직 검사를 기반으로 하기에 의료 자원이 부족한 국가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