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수계 아연 이온 전지의 효율과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신기술이 중국에서 개발됐다.

중국 둥화대 페이이 우 교수와 위충 자오 교수 연구팀은 9일(현지시간) 아연 음극에 새로운 고분자 보호막을 적용해 전지 수명을 9개월 이상으로 늘리고 아연 활용도를 91.5%까지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수계 아연 이온 전지(AZIB)는 리튬 이온 전지를 대체할 후보로 꼽힌다. 원료인 아연이 풍부하고 저렴하며, 물 기반 전해질을 사용해 화재 위험이 없는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충·방전 시 음극 표면에 나뭇가지 모양의 결정체(덴드라이트)가 생겨 전지 성능을 저하하고, 물 전해질과 반응해 수소 기체가 발생하는 부식 문제로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당한 소수성'을 갖는 새로운 고분자 보호막(PDMAG)을 개발했다. 기존 기술은 수분 접촉을 완전히 막아 이온 전달을 방해하거나, 반대로 수분과 너무 잘 반응해 수소 발생을 촉진하는 한계가 있었다.

새 보호막은 아연 음극 표면에서 물 분자의 활동을 제어해 수소 발생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면서도, 아연 이온이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는 통로 역할을 동시에 수행한다.

또한 이 보호막은 아연 이온이 특정 결정면(Zn 100)에 고르게 증착되도록 유도해 덴드라이트 형성을 막고 전극의 구조적 안정성을 높인다.

실험 결과, 새 보호막을 적용한 아연 이온 전지는 1밀리암페어(mA) 전류 조건에서 6580시간(약 9개월) 이상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특히 아연 음극의 91.5%를 실제 사용 가능한 용량으로 전환하는 높은 방전 심도를 기록했다.

연구팀은 바나듐 산화물(VO₂)을 양극으로 사용한 완제품 배터리 시제품에서도 우수한 성능을 확인했다. 1500회 충·방전 후에도 초기 용량의 89%를 유지했으며, 상용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파우치 셀 테스트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수소 발생 억제와 이온 전달 속도라는 오랜 상충 관계를 해결한 것"이라며 "고에너지 밀도와 긴 수명을 갖춘 차세대 수계 배터리 상용화의 길을 열었다"고 평가했다.